KT가 통신부터 제조, 교통, 물류 등 비통신 영역까지 아우르는 산업용 인공지능(AI) 시장을 공략한다. 자체 제작한 융합 AI 엔진을 기반으로 산업계가 디지털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14일 KT는 자체 개발한 4대 융합 AI 엔진을 공개했다. KT의 4대 AI 엔진은 ‘네트워크 AI’, ‘기가트윈(Giga Twin)’, ‘로보오퍼레이터(Robo-Operator)’, ‘머신닥터(Machine Doctor)’다.
AI는 현재 B2C(Business to Customer) 서비스 중심에서 기업이 기업에게 솔루션을 제공하는 B2B(Business to Business) 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정보 기술 서비스 및 컨설팅 회사 아토스(Atos)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들은 내년 AI와 인지 자동화 시스템(Cognitive System)에 총 520억 유로(한화 71조원)를 투자(Worldwide spending)할 전망이다. 여러 산업 중 AI를 위해 가장 많은 자본이 투입될 분야 1위는 금융∙보험(120억 달러)로, 2위는 제조(95억 달러), 3위는 유통∙물류(93억 달러), 4위는 공공(89억 달러), 5위는 의료(53억 달러) 산업이다.
KT는 일반 소비자에게 인공지능 TV, 스피커, 음성인식으로 익숙한 AI 기술을, 이번에 선보인 4대 AI 엔진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해 산업 전반의 변화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 네트워크 AI, 인간 직원보다 빠르게 장애 예측
KT가 개발한 네트워크 AI 엔진은 고객이 문제를 확인하고 고객센터에 신고하지 않아도 AI가 먼저 확인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정능력’을 가진 네트워크다.
네트워크 AI 엔진은 수만 가지의 장비 경보 패턴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해 학습했다. 정상 상태와 학습한 데이터가 얼마나 유사한지 비교하는 방식으로 인간 수준으로 장애를 예측하고 복구하기 위한 조치사항을 도출한다.
KT는 네트워크 AI 엔진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특성에 따라 3가지 솔루션을 만들어 자사의 통신망에 적용했다. ‘닥터로렌(Dr. Lauren)’은 유선 네트워크, ‘닥터케이블(Dr. Cable)’은 외부 통신 시설(OSP)을, ‘닥터와이즈(Dr. WAIS)’는 LTE∙5G와 같은 무선 네트워크를 책임진다.
KT 측은 “기존에 사람의 경험, 역량에 의존했다면 앞으로는 설계, 구축, 설정과 운용까지 지능화가 가능한 모든 네트워크 업무를 완벽한 AI 기술로 구현하는 것이 네트워크 AI 엔진의 진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KT는 네트워크 AI 솔루션과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킹(Software Defined Networking, SDN)등이 통합된 새로운 B2B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외 기업 전용 네트워크 및 솔루션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산업에 AI를 더하다…”AI가 현장고충 해결할 것”
기가트윈은 자가진화 기능이 담긴 디지털트윈 AI 엔진이다. 실물과 가까운 시뮬레이션 모델을 만들고 실황과 가까운 예측 데이터를 제공한다. 적은 양의 데이터로 초기 학습 모델을 빠르게 구축할 수 있고 이후 쌓이는 데이터를 가지고 강화 학습을 하는 등 스스로 진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기가트윈을 교통 분야에 적용하면, 2시간 이후 교통 흐름 변화를 정확도 88% 수준으로 예측해낸다. KT에 따르면 이 엔진을 10개 광역단위 교차로의 교통 신호 제어 시스템에 적용해 신호 최적화를 시행하면 교통 정체의 약 20%를 개선할 수 있다.
로보오퍼레이터는 설비제어에 특화된 AI 엔진이다. 복잡한 설비 구조를 빠르게 학습해 목적에 맞는 최적화된 제어 솔루션을 제공한다. 딥러닝이 설비들의 상호관계를 학습하고 설비의 가동∙정지 시점과 설정 값 등을 빌딩 자동화 시스템에 전달해 에너지 절감 효과를 극대화한다.
이 AI 엔진은 건물 내 냉난방, 전력, 생산 등 다양한 설비와 쉽게 연동된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KT광화문빌딩 이스트, LS타워, 대전 세이브존 등 6개의 건물에 적용돼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며, 최대 18%의 냉난방용 에너지 절감 효과를 내고 있다.
또 다른 AI 엔진 중 하나인 머신 닥터는 사운드, 진동, 전류 등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기계의 결함을 학습하고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할지 직접 진단해준다. 머신 닥터에는 고객의 설비 환경에 대해 스스로 학습하고 맞춤 형태로 조언해 주는 셀프러닝(Self-Learning) 기능이 탑재돼 있다.
기술 발전으로 산업 현장의 시스템은 복잡∙다양해지고 있다. 반면 환경 보호, 안전 강화와 같은 사회적 책임은 증가해 많은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또한 전문가의 고령화로 기술 단절과 숙련공 부족, 인건비 상승과 같은 어려움도 발생한다.
KT는 “비통신 산업과 AI 기술이 융합된 AI 엔진인 기가트윈, 로보오퍼레이터, 머신닥터가 이러한 산업 현장의 고충을 해결하고 새로운 산업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KT브레인허브 구축 “산업용 AI 솔루션 빠르게 뚝딱”
KT는 4대 융합 AI 엔진을 기반으로 새로운 AI 기술과 솔루션을 더 빠르고 똑똑하게 개발하기 위해 ‘KT브레인허브(KT Brain Hub)’도 14일 구축했다. KT브레인허브는 웹 페이지로 ‘AI 학습용 데이터’ 플랫폼이다.
AI 학습용 데이터는 목적에 맞는 데이터를 AI 엔진이 학습할 수 있는 상태로 전처리 가공한 자료다. AI 학습용 데이터의 품질에 따라 AI 성능과 기술력이 결정된다.
KT브레인허브는 AI 학습용 데이터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수집해 가공 데이터로 제공한다. KT브레인허브에는 네트워크 인프라, 에너지, 빌딩 설비, 음성 인식, 영상 인식 데이터 등 AI 학습 데이터가 저장돼 있다.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 텍스트 등 데이터 유형과 종류에 따라 분류돼 있어 AI 개발자가 원하는 데이터에 쉽게 접근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플랫폼의 장점이다.
개발자가 AI 학습 데이터로 접근 시 자료의 수집, 가공 방법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고 해당 AI 학습 데이터를 다른 개발자가 이용한 연구 사례와 데이터 가공 노하우를 볼 수 있어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하는데 시행 착오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KT는 코로나 19 시대로 발생된 비대면, 언택트 문화가 개인 삶의 변화를 넘어 여러 산업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하며, AI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디지털 혁신(Digital Transformation)’이 이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네트워크 AI와 기가트윈, 로보오퍼레이터, 머신닥터는 기업 경영 상황에 실질적 도움을 줄 혁신을 위한 AI 기술이라 평하며, 통신∙시설물관리∙제조∙교통∙물류 등 여러 산업의 전문 역량을 강화하고 프로세스를 최적화해 이를 이용하는 기업의 신규 가치를 창출 할 수 있다고 KT는 확신했다.
홍경표 KT 융합기술원장(전무)는 “KT는 음성인식 등의 인터페이스 AI 기술뿐 아니라 산업 현장에 특화된 융합 AI 엔진과 산업 별 데이터 자원 및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며 “KT가 보유한 AI기술력을 발판으로 통신∙비통신 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더 나아가 최적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해 플랫폼 시장의 혁신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출처:https://www.ajunews.com/view/20201014093827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