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물류센터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언택트’ 소비가 늘어나면서 기존 물류센터로는 늘어나는 주문량을 소화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반면 업황이 극도로 악화된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수익성 회복을 위해 폐점을 이어가고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체인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이르면 내달 경기 김포시에 연면적 약 9만 m² 규모의 신규 물류센터를 준공한다. 올 5월 컬리가 유치한 투자금 2000억 원의 상당 비중이 투입된 이곳은 컬리의 7번째 물류센터로, 기존 최대 규모인 서울 송파구 장지동 복합물류센터(약 2만8000m²)의 3배가 넘는 크기다.
컬리 관계자는 “김포 물류센터는 냉동과 냉장, 실온상품을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갖춰져 서울 송파구의 동남권 물류센터와 함께 마켓컬리의 수도권 새벽배송 물량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벌어지고 있는 ‘품절 대란’ 사태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달 4일 쿠팡은 광주광역시에 연면적 약 17만4000m²의 물류센터를 짓기로 하고 광주시와 협약을 맺었다. 쿠팡은 지난해 말 총 3200억 원이 투입되는 연면적 약 33만 m² 규모의 대구 물류센터를 착공하고 올해 5월에는 600억 원을 투입하는 대전 물류센터 건립을 결정한 바 있다. 이어 또다시 2200억 원을 투입해 대규모 물류센터 건립에 나선 것이다. 대구 물류센터는 내년, 광주 물류센터는 2023년 완공 목표다.
이처럼 공격적으로 물류센터 확장에 나서고 있는 이커머스 기업의 모습은 연이어 폐점을 결정하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기업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롯데마트는 최근 서울 시내 매장 2곳을 포함한 3개 점포의 운영 종료를 결정했다. 경기 이천시 마장휴게소점은 이달 말까지, 서울 구로점과 도봉점은 11월 30일까지만 영업한다. 롯데마트가 서울 시내의 매장 영업을 종료하는 건 사상 처음이다. 앞서 롯데마트는 6월 이후부터 경기 고양시 킨텍스점을 비롯한 8개 점포의 문을 닫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들 매장은 영업을 지속할수록 적자가 늘어나고 있어, 사후 계획 수립에 앞서 영업 종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방식의 활용이나 매각 등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결정할 여유도 없이 일단 폐점부터 한다는 것이다.
홈플러스도 대전시 대전둔산점의 매각을 확정했다. 7월 경기 안산점, 대전탄방점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 매각 결정이다. 앞서 홈플러스가 2018년 폐점한 경기 부천중동점 자리에는 대형 오피스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회계연도(2019년 3월∼2020년 2월) 매출이 전년 대비 4.69% 감소한 7조3002억 원, 당기순손실은 5322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선 코로나19 확산으로 방문자 수가 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목 좋은 비싼 자리에 입점해있던 점포일수록 방문자 수가 줄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며 “내년까지 폐점 행렬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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